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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글

인류는 무관심 때문에 망한다

어릴때 학교에서 '소외계층, 이웃에 대한 무관심'을 사회적 문제점이라고 배웠는데

약자에 대한 무관심이 아니라 짜증나는 존재에 대한 무관심 때문에 나라가 망할 것 같다. 

 

20대 청년 관점에서 한녀는 한남들을 외면하고 남녀 불문 틀딱과 개저씨와 잼민이를 피한다.

애가 시끄러운게 싫고 내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방해해? -> 노키즈존

개를 테이블에 올려놔? -> 노펫존

길고양이 밥 주는 캣맘이 너무 극성맞고 고양이가 민폐라 싹 쓸어야된다?

게이들 나한테 잘못한 건 없어서 싫은 건 아닌데 꼭 보지쿠키 거리면서 나대야돼? 걍 조용히 살지?

 

노키즈존이 유행할 때 부터 들었던 생각이었는데

최근 기차에는 유아동반칸이 따로 마련되어있다는 사실을 접하면서 더욱 든 생각이 있다.

유아칸만 타고 다니던 애들이 커서 일반칸에 갔을 때 조용히 할까?

만약에 펫 프리 존이 생겨서 개들을 마음대로 풀어놔도 되는 기차칸이 생겼다고 했을 때

그럼 견주들은 개들을 훈련시키려고 할까? 걍 돈 더주고 펫프리존에 타겠지

 

여튼 이런식으로 뭔가 민폐이고 불쾌감을 주는 존재에 대해 아예 차단해버리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는 것 같다.

예전엔 적극적으로 '비난'하고 갑론을박 펼쳤는데 이젠 '그냥 내 인생에 상관만 없게 해'라고 생각하는 듯.

비난하던 사람들이 또 욕을 먹고, 욕을 하던 사람들은 열내봤자 변하는게 없으니 힘이 빠져서

결국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기 위해 무관심을 선택한걸까?

 

너무 내 상황만 가지고 전체를 끼워맞추려고 하는 것 같기도 하다.

분노하는 것도 지치고,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서 내 인생에 피해만 안주면 '그럴 수도 있지.' '그런가보다' 이러기만 하고

넘겨버리곤 했는데. 

계속 살다보니 이거 내가 모른척한다고 해서 될 게 아닌데? 싶어지는 거다.

내가 아무리 빻은 한남을 싫어한다고 하더라도 

결국 내가 소통해야 될 사람들 중에서는 빻은 무의식을 약간이라도 갖고있는 사람들이 있을거다. 

내가 아무리 애새끼들 빽뺵 울고 여기저기 침 뭍히는거 싫다고 해도 

애들은 계속 태어나고 빽빽 울거다. 

내가 아무리 정신병을 가진 살인자를 안마주치려고 해도 어딘가 칼들고 설치는 사람이 있을거다.

 

나에게 폐 끼치는 것들을 모른척하고 살아간다면 

나는 그들을 대해야 할 방법을 평생 배울 수 없다.

지금 귀찮은게 싫고 스트레스를 피하는 일은

나를 가르칠 선생을 버리는 거고 미래의 나에게 채무를 지우는 일이다. 

 

이렇게 생각한다. 

 

이젠 아예 제도적으로 분리해나가는 추세인데

이대로라면 나라가 쪼개지고 결국 우리가 외면했던 것들이

스노우볼이 되어 멸망을 쥐고 찾아올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