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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글

꿈일기

우리 가족이 어릴 때 살던 14평 노란장판 임대아파트였고 세상은 지금보다 조금 더 살기 안좋음
나 포함 커플 세 쌍이 저녁에 와인에 보드게임 하자는 약속이 있어서 사람들이 모이는 광장으로 감
꿈 속 세계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많은 시설들이 다 광장에 뭉쳐있음
야외에 서점있고 그옆에 시장있고 그 옆에 카페 있고 옆에 골똥품점 있음
벽도 대충 선반같은 걸로 구분만 해뒀고 벽도 없고 꽤나 와글와글함
그래서 어디 집에서 바로 만나는게 아니고 광장에서 모였다가 이동하려햇던듯
사람들은 대부분이 서로를 알고있는 관계
여튼 갔는데 약속이 취소됐다는 거임
근데 눈치를 보아하니 나빼고 만나는 거 같음
남친의 존재감은 없었음
근대 뭐 따지기도 애매하고 나는 집안의 아빠 문제로 정신적으로 지쳐있었기 때문에 걍 알았다 하고 다시 집으로 감
아빠의 폭언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었음
쌍욕 수위가 점점 쎄지고 있었고 알콜의존도 심해짐
그래서 밥대신 술만 먹어서 아빠는 점점 말라갔음
얼굴 살도 빠져서 이목구비가 훤히 드러남
근데 오히려 물리적 크기는 점점 커짐
맛탱이 간 눈깔도 커지고 입도 커짐 코랑 머리는 원래 큼
아빠 젊었을 시절 같다는 생각을 잠깐 했음
삐쩍 마르고 머리 단발이던 시절
아빠는 하루종일 큰방(겸 거실) 벽에 기대앉아서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남을 비하하고 저주하고 욕을 했음
엄마생각을 잠깐 했는데 집에 안들어오는듯
어쩌다 티비에 퀴어 관련 내용이 나옴
아빠가 트랜스젠더 욕을 함
근데 너무 심하게 욕함
듣고있기 힘들어서 다시 광장으로 나감
소문을 듣게됨
내 남친인지 그 만나기로 약속했던 커플 중 한명인지 모르겠는데 바람이 났다는거임
듣다보니 바람 상대가 내 아빠 같아서 다시 집으로 달려감
아빠는 괴물 직전의 모습이랑 비슷해서 따져묻지도 못함
걍 부드러운 말투로 살살 달랬음
근데 새부럴 아빠가 트랜스젠더였음
최근에야 자기 정체성을 깨닫고 젠더바를 다니면서 남자를 사귐
아니 ㅅㅂ 엄마랑 섹스도 하잖아? 이런걸 물어봤는데 할수는 있댔음
자신에 대한 얘기를 하던 아빠는 점점 행복해했음
커밍아웃해서 그런 거 같음
점점 욕도 안했음
그리고 나는 내가 양성애자인게 아빠 유전이었구나 생각이 듬
아빠의 성격이나 기질이나 에피소드 같은 경험적 기억이 떠오르면서 그래서 그랬을 수 있겠다! 하고 납득이 된 부분도 있음
아빠가 트랜스라는건 그냥 오케이 한 거 같은데
바람을 피우고 있으면서 행복해한다는 지점과 부모의 연애를 목격하고 있다는 지점 어린시절부터 아빠가 야동 보는 장면을 목격했던거랑 안방의 콘돔 러브젤 등등을 목격했던 것에서 오는 부모의 성생활에 대한 거부감 등등 떠오르면서 졸라 멘탈 나감
그래서 내가 정신적 지주처럼 생각하는 친구한테 잘 지내냐고 카톡을 보냄
그러고 깼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