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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일기

버킷리스트

순 우리말 좀 써보려고 찾아봤더니 ‘소망 목록’이라고....버킷리스트의 느낌이 안 사는디

어원은 '죽다'라는 의미의 '양동이를 차다(Kick the Bucket)'란 영어 관용어로, 유래는 굉장히 무서운 뜻을 가지고 있다. 목을 매고 죽을 때 양동이 위에 올라가서 목을 밧줄(노끈)에 걸고 양동이를 발로 차서 죽는 것에서 유래했다.

출처 꺼무위키

원래 존나
죽음을 앞 둔 사람이 발로 차버린다는 이미지가 되게 Fuck you 나 dont care의 느낌도 나서 좋은데다가
버킷 자체가 뭘 담는 사물이기도 하고
담을 수 있는 양이 되게 적기도 하고..
죽음을 앞둔 사람이 담을 수 있는 건 되게 작으면서
그걸 발로 차버려야 죽음에 도달할 수 있다는게 아이러니하면서 시적인듯.

연관 검색어에 버킷리스트 반대말이 있어서 찾아봤는데 딱히 단어는 따로 없는듯?
‘죽기 전까지 절대 하고 싶지 않은 일’
이거는 단어 따로 만들기만해도 시적인 단어가 될 것 같다 고민해봐야지

(양동이를 차야지 죽을 수 있다
양동이를 차면 죽는다
하고싶지 않은 일을 한다고 해서 영원히 사는 건 아니다
하고싶지 않은 일을 안하면 뭐가 좋지?
신념을 지키는 건가? 어쨌든 똑같이 죽는건데)
아 퍼킹 리스트 이런거밖에 생각이 안나ㅡㅡ

그동안은 버킷리스트 작성하는 것에 대해 큰 의미를 느끼지 못했고 부자연스러운 행위라고 생각해왔다.
하고싶은게 있으면 계획 세워서 착착 하면 되고
시간이 좀 걸린다던가 늙어서야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했을 때, 정말 원하면 결국 하게 되어있고 못했다면 그건 그냥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좀 뚜렷한 목표 없는 사람이 반어적으로 작성하는 거 같기도 했고. 창의적인 활동과 먼 사람들이 하는 걸 많이 봐서.

최근에 어떤 분이 프랑스 외곽지역에 그림 하나를 보러 가는게 오랜 버킷리스트였고, 이번에 진짜 가신다는 얘기를 들었다
근데 그게 좀 뭔가 알 수 없는 감동이 있었다
뭐 죽음을 앞두거나 간절한 상황에서 가는 건 아니었는데도 그 담백한 태도가 오히려 와닿았던 것 같다.
그래서 나도 써보기로 했음

~버킷 리스트~
- 시집 한 권 내기
- 소설책 한 권 내기
- 음악 앨범 만들기
- 영화 한 편 내기
- 개인전 열기 (그냥 한 편의 축제같은 느낌으로)
- 태국에서 3개월 살기
- 파리에서 3개월 살기
- 오키나와에서 한 달 살기
- 베를린에서 한 달 살기
- 바다가 있는 곳에서 모든 계절 살아보기
- 남미 여행(특히 쿠바)
- 사막 여행(사막 전부)
- 남극 1회 북극 1회 가보기
- 라나 델 레이 콘서트 직관하기
- 악틱 몽키즈 콘서트 직관하기
- 매체연기 해보기
- 내 몸보다 큰 동물 타고 달려보기(말 제외, 털이 부숭부숭 해야 함)
- 카지노 가서 딱 천만원 다 쓰고 나오기
- 내 결혼식이나 장례식에 테크노 틀기

쓰다가 성적 판타지에 해당되는 건 일단 뺐다 ㅋㅋㅋ
다 쓰고보니 존나 불가능한 건 아닌데 최대한 부지런히 살아야 가능할 듯.


~ 퍼킹 리스트 ~
- 이거는 경험주의자인 나에게 좀 안맞는다
겪고싶지 않은 경험보다는 ‘되고싶지 않은 것’은 존나 많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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