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놈의 검사든 받아봐야겠다는 생각만 일년 하다가 SNS에 광고 떠서 그냥 바로 그 다음날 상담센터 방문.
ADHD 검사까지 원한다고 하고 갔는데 상담사분 말씀으로는 약 복용을 고려해야할 정도로 주의집중력이 모자라보이지는 않지만 본인이 불편함을 느낀다면 약 처방을 원하면 병원을 가야하고, 여기서도 ADHD 진단에 사용되는 CAT 검사를 진행하지만 병원에서 자체적으로 하는 검사들도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건 아예 전문 병원을 가는 편을 추천한다고 하심.
상담사가 주변 임상심리사들이 말하길 + 자신의 ADHD 내담자들이 말하길, ADHD는 정확한 진단을 내리는 건 아니고 환자가 불편함을 느끼면 약을 이것 저것 시도해서 먹기도 하는 거고, 어떤 약이 몇 달은 잘 듣다가도 갑자기 안 듣기도 하는 등 애매한 부분이라고 한다. 노르아드레날린 양을 측정하는 걸론 진단이 안되나 ..?
대화를 나누다보니 오히려 대학때 학교를 거의 나가지 않는다거나, 지각을 자주 한다거나, 과집중 혹은 멍때림 등등은 우울증의 증상일 수도 있다 한다.
TCI 검사 : 쉽게 말해 선천적 기질과 후천적 성격을 검사하는 것.
자극 추구 100 뭔데;
자극추구와 위험회피를 설명할 좋은 예시는 나의 여행 경험이다.
태국 2주 여행 당시 숙소를 거의 당일 예약으로 매일 바꿨고 일정따윈 없었고 우연히 알게된 여행객들 따라서 버스도 바꾸고 등등..
특히 기억 나는 게, 호텔 클럽 갔다가 영국 여자들/말레이시아 남자들이랑 좀 친해졌는데 클럽 문 닫고 말레이시아 남자들이 자기들 호텔에서 더 놀거라고 하길래 따라간다고 했었다. 그때 영국 여자들이 자기들이랑 같이 가자그래서 난 여자들이 더 좋으니까 따라가서 같이 술먹고 한 숨 자고 빠이빠이함. 그때 잔소리를 존나 들었다.. 위험하다고..
유럽 여행 때도 특히 파리에서 혼자 와인처먹고 밤길 돌아다녔다고 하니까 프랑스인들이 존나 뭐라고 함.
하지만 이제 상식 선에서 뭐가 위험한지 아닌지는 구분 함.
사회적 민감성이 매우 낮음 + 연대감 낮음은 타인을 무시하는 경향과 직결이라고 한다.
맞긴 하다.. 나는 무시한다기보다 남이 말해주는 것을 잘 안믿는 성향이라고 생각했는데 우월감도 있는듯. 한때 친구들 사이에서 내 유행어로 '내말이 다 맞아!!' 였던 적도 있고.
자기초월도 높은 편인데, 저거 관련 질문들이 생각이 나는데 그림 그릴 때 나를 잊는다? 이런 문항이었음. 방법론을 제외하고 머리 굴리면서 그리는 사람도 있나???
이것도 다 내가 생각하는 내 모습 + 주변인이 본 내 모습으로 답지 체크한 거라 실제와는 다를 수 있다고 한다.
그런 부분을 지속적인 상담으로 채워나가는 거고.
난 생각보다 내가 보수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자유분방해보이지만 원리원칙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면도 강하기 때문에 보수적이다.
이게 왜 상충할까? 자유분방함은 어디서 나오고 보수적인 면은 어디서 나오나..
근면과 끈기는 또 어떻게 다른지. 아 질문 할 껄 제대로 안봐서;
그 후로도 설명을 더 들었는데 기억이 잘 안난다.
상담 초반은 내가 왜 ADHD 검사를 받고자 했는지 얘기 나눴고,
본인은 자신의 충동과 산만함에 대해 어떤 심정인지,
그 외에 겪는 어려움을 얘기했다.
ADHD 검사를 받고자 했던 이유는 1. 주변에서 권해서, 2. 나도 검색해보니까 일치하는 부분이 많아서 3. 전문적인 치료를 받으면 남들만큼 평범한 수준의 일상을 살기 위해 지금 같은 정신적 에너지를 쓰지 않아도 되는지 궁금해서. 였다.
나는 내가 잘못됐다고 생각해본 적 없이 살다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내가 좀 어려움이 있다는 걸 느끼게 됐다. 물론 지금 남아있는 주변인들은 나를 이해해주기 때문에 타인의 평가에 의한 스트레스는 없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초중고대학 통틀어서 연락 유지하는 사람은 딱 두명 뿐이라서.. 남을 사람들만 남았다고 봐도 무방할듯..
그 외의 어려움은 퇴사로 인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정확히는 내가 뭔가 잘못하고있나? 라는 데서 오는 불안감), 대인관계를 원만히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있다.
퇴사는 사실 마음의 준비를 다 한 상태였지만 비트코인 악재가 겹치고 금전과 행정에 무지해도 너무 무지한 나 자신에 대한 불만도 있고, 프리랜서 일 관련 컨택했던 모든 곳에서 다시 연락이 안 오는 상황이다. 나름 잘 될 줄 알았는데. 그래도 이건 내가 지금 내 자리에서 내 할 일 꾸준히 열심히 하는 수 밖에 없다.
대인관계는 누가 날 괴롭힌다기보다, 내가 누군가를 괴롭히지 않기 위해서 노력하는 게 힘들다.
최근 예시로는 같은 수업을 수강 중인 a와의 대화가 있다.
a : 수업때 발표할 내용을 이틀밖에 준비 못했음(수강생 모두가 같은 상황). 그래도 밤을 새가며 최선을 다했음. 수업 당일 선생님이 a가 평소에 잘 못하는 걸 즉석에서 시킴. 잘 안될 때마다 계속 시킴. 나중에 즉석 과제를 줬는데 a에게 어려운 걸 줌. 내가 그거 안되는 거 알면서 왜 시키냐, 왜 나만 어려운 거 시키냐, 선생님이 나를 싫어한다
나의 속마음 : 이틀 최선을 다 했으면 베스트가 무조건 나와야돼? 다들 아마추어인데 건방진 생각 아닌가? 내가 지금은 못한다고 해도 언젠가 해내야되는거 지금 시키는 게 왜 속상하지? 어차피 다들 배우는 입장이고, 여러번 시도해서 됐으니까 계속 시킨 건데? 그리고 선생님이 이유도 없이 나를 싫어한다거나 미워한다고 생각하는 것도 이상하고, 그런 프로를 사적 감정에 따라서 수업을 하는 사람으로 매도하는 건 너무 무례한 생각이다.
내가 실제로 한 말 : 아니야~~ 쌤이 왜 널 싫어하셔~~ 너 엄청 좋아하셔~~! 나 같아도 너 같은 학생 있으면 진짜 너무 좋지~~~~~ X 무한 반복.
시발 하고 싶은 말이랑 실제 말이 다르게 나오니까 내가 진짜 너무 미치겠는거다.
사회성 계발되고 내가 하고싶은 말 보다 저 사람한테 필요한 말을 하려고 하는 편이라서 사실 거의 대부분의 순간들이 저렇다.
속으로는 엥 존나 븅딱 같고 이상한데 왜저럼 ;; 이렇게 생각하면서 겉으로 필요한 말들을 해주고 있음
그런데 놀라운건 내가 이렇게 해도 사람들은 나보고 티발롬 혹은 사이코패스라고 한다는 것이다.
그런 평가 때문이 아니라 속마음을 그대로 말했다가는 소셜 안에서 따돌림을 당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별로 친하지도 않은/별로 친해지고 싶지도 않은 사람들'한테 빈말을 해야한다는 게 스트레스.
그니까 내생각에, 한마디로 지 승질대로 못해서 스트레스를 받는 다는 거다.
이거 이외에 가정 내에서도 문제가 좀 있고 연애에도 문제가 있다.
상담사 말로는 내가 나의 정서나 내면을 들여다보기를 꺼려해서 낙천적이고 행동파가 될 수는 있지만 내가 말한대로 스트레스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가 한 순간에 몰아치면 힘들기 때문에 조금 알아가면 좋겠다고 한다.
나도 내가 모르는 내 모습이 있을까 궁금해서 인성검사랑 문장완성 검사도 하고 다음 주에 또 상담 받으러 간다.
상담센터는 데스크 직원들이랑 상담사 다 엄청나게 상냥한 말투가 탑재되어 있어서
좀 꺼려지다가도 갑자기 울컥하게 되기도 하고....
나에 대해서 더 말하고 싶다가도 안하고 싶고
상담 끝나고 나서도 막 머 이거다~! 싶은 것도 아니고 대단한 일이 있었던 건 아닌데
상담이 필요했던 건 맞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 아무리 생각해도 ADHD 맞는 거 같은게
오늘도 지갑 놓고 나와서 현금 내고 지하철 타고
선생님 말씀하실 때 눈동자만 쳐다보면서 딴 생각 졸라 하고
문장 완성 검사도 순서대로 안함 글구 개 오래걸림.
인성 검사 할때 유튜브 틀고 친구들이랑 카톡하면서 하고 ㅠ
글구 이 검사도 광고-예약-이튿날-예정에 없던 검사 결제까지. .ㅋ 그저 귀가 팔랑거릴 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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