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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일기

ADHD 증상

병원에서 아직 진단은 안받았는데 상반기에 꼭 받아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각종 증상들 기록. 생각 나는대로

1. 수면 후 기상하기 힘듬
- 아침에만 그런 건 아니고 기상 시간과 수면 시간에 관계 없이 항상 눈 뜨고 바로 상쾌하게 자리에서 일어나는 법이 없음
- 잠들기 전에 오디오나 비디오가 필요함/없으면 머릿속으로 재생함

2. 미각/후각/촉각/청각 등에 과반응
- 미각은 예민한 거 없음
- led 같은 하얀 빛 싫음
- 후각은 냄새를 잘 못 맏는데 가스냄새 같은 건 다른 사람들보다 캐치가 엄청 빠름
- 목 주변 촉각방어 있음 / 입고있는 옷의 털이 온몸에 느껴짐(혹은 착각)-자기 전에 특히 심한데 그럴 땐 옷을 다 벗고 잠. 이불도 방수 면 같은 걸로 바꿨음
- 쓸데 없는 스킨십 싫어하고 너무 불편함. 특히나 갑작스러운 경우는 더 싫음.

3. 과집중/과각성
- 4시간 이상 깜지 쓰고 엄지 방아쇠 수지 걸림
- 4시간 이상 아이패드로 작업하다가 중지 인대 옆으로 빠짐
- 1시간 이상 핑크덤벨 들고 어깨 반복 운동 하다가 견갑거근 인대 늘어남
- 게임/독서/영상시청 등 한번 집중하면 클리어할 때까지 이삼일씩 잠 안자기도 함
- 졸전 준비 때 마지막 1주일 중 딱 1시간 잤는데 멀쩡했음

4. 대화의 어려움
- 말할 때 가끔 내가 무슨 말 하고있는 건지 까먹음
- 말 안해놓고 했다고 착각하는 경우 많음
- 편한 대상에 한해서 상대방의 말에 관심 없으면 적당히 대답하는 대신 노래를 부르거나 쌩뚱맞고 의미 없는 말소리를 냄. (애인이 기분나쁘다고 말해줘서 깨달음)
- 대화 주제가 틈을 주지 않고 갑자기 바뀜. 친구가 내 말에 대답해주면 바로 다른 얘기 함.

5. 시관관리의 어려움
- 학창시절 여유롭거나 딱맞게 도착하는 일이 거의 없고 항상 지옥의 레이싱으로 지각을 면함
- 학교 이외의 장소에서 집합해야하면 가기 전에 로드뷰 샅샅히 뒤져보고 아예 두시간 일찍 도착하는 걸로 가는 계획을 짬. 그래도 거의 정시에 도착함
- 대학때 지각 결석 많았음
- 직장생활 중에도 5분정도의 지각이 70프로정도 됨
- 지금 나가지 않으면 지각인 걸 알면서 지가 하던거 마무리가 안되면 안나감(주로 그날 입고싶은 옷 찾기/고양이 만지기/화장 등등)
- 일주일 이후의 날짜에 약속 잡는 걸 무서워함
- 멀티태스킹 못하는데 멀티함. 최소 세 가지 이상을 동시에 하려고 함. (Ex. 영상보면서 한 손으로 스마트폰하고 한 손으로 고양이 만지기/유산소 뛰면서 팟캐스트 들으면서 모바일 쇼핑하기)

5. 기타
- 걸음 빠르고 느린 사람 속도에 잘 못맞춤
- 기립성 저혈압/운동이나 길을 걷다가 어지러움(갑자기 땅이 눈에서 훅 멀어지는 느낌)
- 부엌 찬장 문을 항상 열어둠
- 사파리 탭 100개 넘고 인터넷 탭도 항상 엄청 켜져있음
- 한 노래 빵꾸날 때까지 들음/새로운 음악 거의 잘 안들음(우연히 듣고 좋으면 그거 빵꾸냄)
- 혼자 있을때 이상한 소리를 내거나 제스처를 취함. 특히 과거의 쪽팔린 일이 떠오를 때 소리를 내서 그 쪽팔림을 지움
- 방 돼지우리임. 청소하려고 노력해도 나아지지 않는 어떤 선이 있음.
- 내 물건 마음대로 치우면 눈이 뒤집힐정도로 빡침
- 물건 잘 잃어버림. 한 해에 지갑 대여섯번 잃어버린 적도 있음. 최근에도 지하철에 놓고 내려서 유실물 보관소 갔더니 이미 전적이 두 건 정도 더 있었는데 기억이 안남. 올 겨울 털모자 손에 들고있다가 쓰려고 보니까 그대로 사라져있던 적 두 번.
- 가만히 있게되는 순간 얌전히 못있음. 몸을 흔들거나 클릭질을 존나 하거나 등등. 남초딩 같다고 함
- 상대방에게 과도하게 눈을 맞춤.
- 사춘기 때 지루성 두피염/과한 여드름 있었음
- 잘 체했음

*

외국인들이 ADHD 특징이라고 릴스 올려 놓은 거 볼 때마다 재미로 봤다가 거의 모든 특징을 나도 가지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남들도 다 나랑 비슷하게 사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는 데서 1차로 놀랐고
이 특징들이 단순히 기질이나 성격 문제가 아니라 도파민과 노르아드레날린이 부족해서 나타는 증상이라는 데에서 2차로 놀랐다.
그렇다고해서 딱히 병원가서 치료를 받을 생각은 없었던 것이, 나 스스로 노력해온 덕분에 예전과 달리 좋아진 부분이 더 많아서 인생에 해가 될 정도의 심각성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하나 해결이 안되는게 방 정리/청소다.
같이 사는 고양이 때문에 정리와 청소를 해야만 하는 상황인데 일단 정리 방법도 모르거니와 정리를 하다가 자꾸 다른 길로 새서 완수가 안된다. 한 번 싹 치웠다 해도 하루이틀만에 원상복구 됨.
이것 때문에 고민하다가 빠른 시간 안에 병원가서 확진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Adhd가 아닌데 이모양이라면 그땐 진짜 정리업체를 부르던지 해야되고
Adhd가 맞다면 약을 먹으면서 차분하게 좀 치워볼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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