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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로를 밟고 선다 걷히지 않을 슬픔이 있다 상공엔 별이 있으나 길을 비추는 건 오로지 시리게 투명한 보석 뿐이다 더듬어 쫓는다 무엇을 눈으로 보기 위해서 비가 오고있는 게 아닐까 앞이 보이지 않는 이유는 허파를 불려 한숨을 마시고 기도를 죄어 사랑을 뱉는다 아무래도 이게 다인 것 같아 우리가 떠다니는 이 곳은 부딪쳐 되돌아온 닿지 않는 발 어디에도 그래서 매달았다 정처없이 유영하던 사랑을 곱게 갈아넣은 주머니를 길은 없다 무겁게 떠올라 작은 발을 붙인 곳 젖은 슬픔을 달라붙는 장막을 걷고 앞으로 나아간다.
알림의 저주 - 노티에 떴어 - 영어 말고, 알람. 한글회관인데 한국어 써야지 - 그런데 알람도 영어임 - ? ㅋ 그러네 그럼 알림. 애인과 싸우지도 않고 친구와 절교하지도 않고 술도 사랑도 히스테리도 줄인 요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욕은 없고 귀찮음이 가득하다. 운동을 끊고 살을 찌워 무기력한가 싶기도 하고, 가득했던 우울의 빈자리에 허망해서 그런가 싶기도 하다.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대충 살다 도태되어 고독사하는 운명이 결정지어졌나? 절친의 연락은 끊겼는데 내가 끊었던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다. 어떤 사진과 잘지내지? 라는 안부인사 그리고 프사를 오랜만에 보게됐는데 대머리와 (셀프 이발은 빡빡이라고 하나? 합쳐서 대빡이) 함께 술을 마시는 사진이다. 그리고 그 대빡이는 과거 여친과 데이트할 돈이 없다며 친구에게 백만..
0. 백지공포 .0 0과 1로만 이루어진 세상에서는 조금 더 나을 줄 알았는데 희게 보이는 게 텅 빈 종이가 아니라 무수한 빛이 일렁이는 어떤 장소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디지털 세대인 나는 종이에 쓰는 것보다 손으로 더듬고 두드려 쌓아 나가는 게 더 익숙하다고 여겼지 네가 떠나는 것이 분명하게 다가올 사실인 걸 외면하다 이제 나를 묶으려고 이곳으로 도망쳤고 너에게만 말하던 것을 삼켜 체하는 대신 아무 대답도 들을 수 없는 텅 빈 빛무리에서 헤매게 됐어 아직 거기 남아있다면 그가 내게 메아리 같은 말을 흘려줄수도 있겠지 나는 하고싶은 말이 너무 많고 익숙하지 않은 방법으로 사랑하는 걸 어려워해 너도 알고 있지 글을 쓰면 죽고 싶어져 아니 죽고 싶을 때만 글을 써 나는 네가 내 안에서 죽었길 바라며 글을 써 글자가 낱낱이 부서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