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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기억한다 -소년기- 나는 기억한다. 도서관 책장에 ‘밤'이라는 책이 거꾸로 꽂혀있던 것을. 나는 기억한다. 달세가 밀려 부모 없이 혼자 집을 나와야했던 옆 반 달림이의 반지하 하숙방이. 그 아이가 집 주인에게 큰 소리로 화를 내며 통화하던 것과, 지나치게 밝은 조명에 드러나던 방안의 모습이. 20L 짜리 쓰레기 봉투에 옷가지와 팬티와 스타킹을 쑤셔박던 것을. 나는 기억한다. 쓸린 상처가 딱지가 되어가던 여학생의 종아리를. 나는 기억한다. 석양으로 노랗게 물든 커튼을. 나는 기억한다. 자기 입냄새를 맡아보던 나의 남자 짝궁을. 나는 기억한다. 교실에서 농구공으로 내 안경을 부러트린 남학생을. 괜찮다며 머리칼을 헤집었더니 불 같이 화를 내었고, 그 후 그 남학생의 누나로부터 저질스러운 욕을 들었던 것을. 나는 기억한..
우는 일 KBS 라디오 극장 2017년도 앓던 이 빠지던 날(?) 이란 작품. 사회의 여러 쓴 맛을 경험한 주인공이 앓던 이가 빠지며 오열하는 장면이 마지막. 내 대사는 아니었는데 이 부분 맡으셨던 분이 자기 감정을 ’적당히‘ 쓰시는 (선생님 평) 경향이 있으신 분이라, 수강생 전체가 그 대사를 쳐보게 되었다. 1트는 전부 다 비슷하게 적당히 했고 우는 방법 코치를 듣고 들어간 2트에서는 나를 포함한 대부분이 눈물 콧물을 흘렸음. 울음을 참아야 울 수 있다. 참 신기한게 울 때의 몸 상태를 만들면 뇌가 착각해서 눈물이 난다. 코로 숨 못쉬는데 목이 부어서 숨이 막히는 거, 눈물 참으려고 눈에 힘 주는 것처럼 눈 안 깜빡이는 거, 상태를 진정시키려고 숨을 내쉬려다 다시 콱 막히는 거, 몸을 둥글게 말아서 배에 힘 ..
최근 본 소름끼치는 인간 1. 권경애 - 관련 보도 처음 봤을 때 진짜 믿을 수가 없었음 황당과 당황의 콜라보랄까 잠수 중이라는데 갑자기 자살해버릴 거 같아서 더 무서움 2. 타이타닉호 관광 잠수정 실종 게시글에 달린 덧글조롱하고 비웃은 덧글에는 아무 느낌 없는데 이 덧글 유독 소름끼침.. 이 억하심정이 종나 무서움. 그걸 또 덧글에 쳐달고있는 것도 소름끼침 추가 예정
Jamie branch-prayer for america https://youtu.be/a2WTLKvbhWA 보컬 겸 트럼펫인 jamie branch는 작년에 고인이 되셨고 생전 작업했던 음반이 오늘 발매됐다고.
나 진짜 별로다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나이 먹고 바뀐 것 사람 마음의 진실성 여부를 따지지 않게 된 것 - 예를 들어 sns에 자신이 슈퍼맨이라고 써놓은 사람을 보고 ‘슈퍼맨이라고 썼지만 오히려 슈퍼맨이 되고싶은 것이고 즉 현재는 슈퍼맨이 아닌거구나 거짓말하네.’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같은 글을 봐도 ’현재 슈퍼맨은 아닐지 몰라도 슈퍼맨처럼 살려고 노력하는구나‘ 이렇게 생각이 든다. 예전엔 그게 가짜라고 생각했고 약간 역겹기까지 했는데 살다보니 그렇게라도 노력하며 사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며 그렇게 살다보면 언젠가 진짜 그런 사람이 되어있기도 하더란 것이다. 좀 다른 얘기긴 한데 한 5년 전인가 잔나비 노래 너무 좋아서 처음으로 페스티벌 가서 봤는데 개충격먹었다. 락스타병 단단히 걸려서는 곡이랑 전혀 맞지 않는 제스쳐와 눈빛을 한 괴물이 무대에 있었음.... ..
흑인이 아시안 차별에 관심 없는 이유 https://youtube.com/shorts/EbRqKagFWog?feature=share 아시안 차별은 흑인 차별에 비해 크게 이슈되지 않는 이유로 아시안 특유의 샤이함이 아닐까 생각해왔다. 그런데 그거보다는 영상 속 흑인 여성이 하는 이야기가 더 적합한 이유로 보인다. 저 여성도 학력 수준이 높아보이고 상위권 계층에 편입되고자 노력하는 사람인 것 같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주변에 있는 아시안은 고학력자 고소득 직종에 종사하는 아시안 뿐인 것이다. 물론 아프리칸이 당해온 역사적 학대와 현대의 차별은 아시안이 당하는 것과는 결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 이해를 못하는 건 어찌보면 당연하다. 어쨌든 영상 속 여자도 인종차별의 단면만을 보고 사태에 대해 판단하는 거라고 생각하고 덕분에 흑인들이 아시아계의 인종..
도파민 중독 일만 하느라 바빴던 작년과 다르게 올해는 뭘 배우느라 정신이 없다. 1. 에이블톤 작곡 프로그램 수업 2. 성우 수업 3. 소설 수업 4. 시 수업 아직 상반기 안끝났는데 들은 수업만 네개.. 성우 수업은 발성 교정하러 갔다가 취미로 하는 중인데 공채 시험도 두 번이나 봤다;; 이러다보니 이게 도파민 중독의 또다른 기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20대 초중반에 테크노 씬이랑 홍대 인디씬에서 정신없이 보냈던 시간이랑 비슷한 감각을 느끼는 중.. 모든게 새롭고 신나고 멋지고 몰입하고 ㅎ 자극 추구적인 성향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던거다 흠 진지하게 한가지를 못하고 있기도 하지만 즐거우니 일단 상반기는 이걸로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