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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과 새 23 09 12 화요일 아파트 단지 안에 초딩들이 모여서 새를 건드리고 있었다. 그냥 지나가려고 하다가 한 초딩이 새를 들어올리면서 데려가야지~ 라고 하는 걸 듣고 선회하였다. 새는 애들이 어떻게 건드려도 꼼짝 않았고 뇌진탕인지 뭔지 이마가 빨갰다. 초딩들에게 박스를 구해오라 시키니 새가 박스 위에만 앉아있으려고 했다. 초딩들이 호시탐탐 노리길래 아예 데리고 테이블에 올려뒀지만 나는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다. 어떻게 해야할지 나도 몰라서.. 내가 마시던 달달한 제로 음료수를 주니까 또 꿀떡꿀떡 잘 마시기도 해서 놔줘야 하나 싶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얘가 이렇게 걸어나오더니 과자봉지 위에 쪼그려 앉아있다가 모서리에 가서 서더니 그대로 바닥으로 추락했다. 날개를 펼치지도 않아서 날려다가 실패한 건진 모르겠..
DMZ 피스트레인 후기 마음에 안드는 점 1. 입장 - 11:30부터 티켓발권 줄이 길었음. 결국 엄청 밀려 13:15 즈음 입장 줄을 섰던 내가 2시에 입장함. 일찍 왔는데도 2시 공연 놓친 사람 엄청 많음. - 물품 검사랑 몸 수색(?) 과정이 지지부진함. 가방 검사할 때 몸 수색 같이 진행했어야 함. - 발권 줄이 길었을 때부터 오픈을 앞당기거나 했어야 한다고 봄 2. 반입물품 규정 - 배달음식 등 쓰레기가 많이 배출되는 음식물 - 병/캔에 담긴 음료 및 주류 -> 생수 되는지 여부 안나옴 (나중에 보니까 인스스에만 올림) -> 반입 되는 음식 아닌 음식 명확하지 않음 -> 과자 같은 거 전부 쓰레기통에 수거함 -> 주최측 실수로 관객이 불필요한 지출을 했고 오히려 쓰레기 배출이 늘어남 3. 주류구매 팔찌 - 입장하고 내..
시 수업 뒷풀이 귀여운 양말 개시 옷 뭐 입을지 고민될 때마다 운세 사이트 가서 코디 추천 보는데 물방울 무늬 입으래서 이거 신음 약 두 달 간의 시 수업이 끝났다 마지막 날은 설렁설렁 피자도 먹고 어린 친구들 수다 떠는 거 구경도 하고.. 수강생 중 한 분이 치킨을 시켜주셨는데 한 입 먹자마자 성인들끼리 눈빛 교환이 이뤄지더니 모두 투다리로 직행ㅋㅋ 피자 먹으면서 미성년자와 2대 중반 이하 여성들의 수다를 듣고있노라니 어떻게 술 한 방울 안 마시고 저런 얘기를 저렇게 하지 ?! 란 생각이 들었다 그 발랄함에 치여 죽을 거 같음 성인들의 뒷풀이 자리는 ...... 저번에도 끝나고 나서 뭔가 잔뜩 생각이 많았는데 이번에도 그랬다. 다시 보니 저 때 느낀 바랑 크게 다를 게 없네 아이돌 팬이 모여있는 자리에 나 혼자 음악..
시각장애인 밤 11시 쯤 집에 가는데 완전 골목은 아니고 큰길도 아닌? 차도는 두개정도로 작은 차도고 마을버스도 다닐 정도로 차가 그래도 좀 다니는 길이었다. 내 앞으로 사람 두 명이 차도 한복판으로 걸어가고 있었고 차들이 속도를 줄이고 가까스로 피해 지나가는 상황이었다. 자세히 보니 스틱을 두들기며 가고 있었고 두 명 다 시각장애인이었다. 지금 차도로 걷고 계세요 라고 했더니 아 여기가 골목길이 아닌가요? 라고 하셨다 여기 공원 옆 차도이니 내 쪽으로 오시라고 했더니 아 그럼 저쪽 인도로 갈게요 하면서 반대쪽으로 감 근디 거기엔 또 펜스가 쳐져있어서 갈 수가 없었음 그래서 사실을 알려주고 이쪽으로 오셔서 건너시라고 했다 나는 이쪽이 초행길이신 줄 알고 좀 더 자세히 설명을 드리려고 했는데 여기 오래 사셨고 자주 ..
죽은 것의 활기 유령선 우린 다 죽었지 그런데 우리가 죽었다는 걸 아무도 모른다 우린 이미 죽었어요 말해도 모른다 매일 갑판을 쓸고 물청소를 하고 죽은 쥐들과 생선, 서로의 시체를 바다로 던져버리고 태양을 본다 태양은 매일 뜨지 태양은 죽지 않아 밤이면 우리가 죽었다는 것을 죽음 이후에도 먹고 자고 울 수 있으며 울어도 바뀌는 건 없으며 삶은 계속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검은 쌀과 검은 물과 검은 밤의 폭풍을 오래오래 이가 녹아 사라질 때까지 씹는다 침수와 참수와 잠수의 밤 언젠가 우린 같은 꿈을 꾸었지 아주 무서운 꿈이었는데 꿈에서 깬 우리는 모두 울고 있었다 아침이면 다시 태양 아래 가득 쌓여 있는 형체를 가늠하기 어려운 것들 풍랑을 일으킨 거센 비바람은 누군가의 주문이었다는데 어째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우리의 출항..
버킷리스트 순 우리말 좀 써보려고 찾아봤더니 ‘소망 목록’이라고....버킷리스트의 느낌이 안 사는디 어원은 '죽다'라는 의미의 '양동이를 차다(Kick the Bucket)'란 영어 관용어로, 유래는 굉장히 무서운 뜻을 가지고 있다. 목을 매고 죽을 때 양동이 위에 올라가서 목을 밧줄(노끈)에 걸고 양동이를 발로 차서 죽는 것에서 유래했다. 출처 꺼무위키 원래 존나 죽음을 앞 둔 사람이 발로 차버린다는 이미지가 되게 Fuck you 나 dont care의 느낌도 나서 좋은데다가 버킷 자체가 뭘 담는 사물이기도 하고 담을 수 있는 양이 되게 적기도 하고.. 죽음을 앞둔 사람이 담을 수 있는 건 되게 작으면서 그걸 발로 차버려야 죽음에 도달할 수 있다는게 아이러니하면서 시적인듯. 연관 검색어에 버킷리스트 반대말이 있어..
글을 안쓰면 시도 안써진다 시팡 평생 글 쓰며 살아야 할 팔자인가 중학생 때 은사님이 글 안쓰는 삶을 살고싶다고 하셨을 때 큰 충격이었는데 지금은 그 마음이 뭔지 알 것 같다 점점 시집 읽는게 좋아지다보니 정작 내꺼 쓰려고 하면 어느 시에서 본 거 같고 걔네보다 못쓴거 같고.. 열등감을 원동력으로 작업하는 사람들은 대체 어떻게 하는건지? 열등감을 느끼긴 하지만 사실 내가 그거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나르시시스트라 가능한건가 어디서 좋은 코멘트라도 들으면 기분은 좋은데 다음꺼 쓸 때 넘나 족쇄임. 자신의 장점을 잘 아는 건 좋은데 그건 자연스럽게 나오는거지 그걸 해내려고 하면 그때부터 고장난다.. 근 한두달은 생각을 글로 정리하는 일이 거의 없어서 시도 안 써지는 것 같다. 그동안은 하고 싶은 말이 있을 때만 글을 썼는데 하고 싶은 말..
영아 살해와 낙태 요즘 과거에 영아를 살해했단 기사를 보면서 며느라기의 수신지 작가가 연재했던 이란 만화가 떠올랐다. 여성의 낙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테스터가 존재하고, 여성들에 대해 전수 조사를 한 후 낙태 경험이 있는 여성은 감옥에 들어간다는 설정이다. 영아 살해가 배에서 나온 후의 일이라는 점만 빼면 똑같다. 이 부분에서 약간 소름 끼쳤던게 내가 내 몸 상해가면서 낳은 아기도 어느 한 국가 안에서 출생을 한 순간부터는 내 소유가 아니구나 라는 점.??? 어찌보면 자식을 키우면서 나와 분리된 독립적인 인간이라는 걸 깨달아가면서 참 많은 상실감을 느끼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혼자 쌔빠지게 고생해서 낳았는데 내가 맘대로 못하다니. 존나 불공평하잖아. 그 고생이면 다른 걸 더 했어도 온전히 나의 공로의 결과..